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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8 성균관대학교 교수 45인 시국선언(6/8) [전문+일문일답]
(뉴시스/다음)

오늘도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대 교수 45인이 오전 11시 성균관대학교 호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라는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희생으로 움틔워 온 민주주의의 싹이 짓밟히는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
표적 수사와 중계방송을 연상시킨 혐의 공표 등과 같은 검찰의 불법적인 수사행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대응과 몰상식한 언행 등은 과거 군사정권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검찰과 경찰의 수준에서 이루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용산 철거민의 시신이 다섯달 째 방치되어 있는데도 철거는 계속되고, 합당한 민주적 논의절차도 없이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억압할 수 있는 언론법의 제정이 시도되고 있다.
현 정권의 구조화된 비민주적 정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민주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서민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해고의 방임, 최저임금 삭감 및 비정규직의 고용기간 연장 시도, 사회복지의 축소, 공·사교육비의 개인부담을 더욱 늘리는 교육제도의 도입 등과 같이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의 소망을 무시하고 진행되는 독선적인 정치 행태 앞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게몽]

+ 뉴시스

+ 이하 전문(via 벗님의 작은 다락방)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 슬픔에 잠겨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희생으로 움틔워 온 민주주의의 싹이 짓밟히는 위기를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전후하여 벌어진 일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이를 실감한다. 표적 수사와 중계방송을 연상시킨 혐의 공표 등과 같은 검찰의 불법적인 수사행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대응과 몰상식한 언행 등은 과거 군사정권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전직 대통령에게까지 합법을 가장한 이런 인권침해가 자행될진대, 과연 평범한 시민 개개인의 인권과 안전이 지켜질 수 있을지가 심히 의심스럽다.

우리는 이런 것들이 검찰과 경찰의 수준에서 이루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용산 철거민의 시신이 다섯달 째 방치되어 있는데도 철거는 계속되고, 합당한 민주적 논의절차도 없이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억압할 수 있는 언론법의 제정이 시도되고 있다. 현 정권의 구조화된 비민주적 정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민주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서민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며 사회복지를 증진시켜 나아가야 할 절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고의 방임, 최저임금 삭감 및 비정규직의 고용기간 연장 시도, 사회복지의 축소, 공·사교육비의 개인부담을 더욱 늘리는 교육제도의 도입 등과 같이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도대체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대다수 시민들의 소망을 무시하고 진행되는 독선적인 정치 행태 앞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가르쳐 온 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진리와 정의를 배운 학생들이 비민주적인 정치행태를 보고 실의에 빠지거나 이에 저항하다가 희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시민과 소통하는 민주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믿고 있는 성균관대 교수 일동은 현 정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무리한 공권력의 사용에 대해서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여야 한다.

1. 현 정권은 민주주의 기본 가치인 사상, 표현,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려 들지 말며, 관련 법규를 제·개정하여 언론을 장악하려는 계획을 포기하여야 한다.

1. 정부는 혹독해진 경제 환경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나 철거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009년 6월8일

이에 뜻을 같이하는 성균관대 교수 일동



+ 성균관대 교수들과의 일문일답(via 뉴시스/다음)

-앞으로 서명운동은 추가적으로 진행할 생각인가?
(박승희 사회복지학과 교수) "일단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에 (서명운동은) 마감했다. 서명 동참자를 모으는 과정이 매우 개방적이고 선생님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나온 결과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선생님들과 다시 모임을 갖고 상의해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

(박상환 동양철학과 교수) "대학별로 나올 시국선언은 10일까지는 (모두) 나올 것이다. 우리 성균관대 입장도 다른 대학과 한 번 의견을 조율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성균관대 서명운동) 마감하고 추후에 다른 대학과 상황을 봐가면서 조절할 생각이다."

-35명은 좀 적은 숫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박상환) "우리는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균관대 교수님들이 굉장히 공부만 열심히 했다. (이전에 우리가) 성명을 낼 때는 10명 내외였다. (이번 성명접수는) 주말이 끼어있고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뜻하지 않게 호응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 더 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할 것이란 예감은 많이 받았다."

-시민단체와 연계할 계획은 있나?
(박상환) "교수들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이는 문제는 차츰 생각해보겠다."

-성균관대 교수들이 그동안 성명을 따로 발표한 적은 있나?
(박상환) "그전에 대운하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성균관대는 전통적으로 80년대에는 (성명 발표를) 많이 했다. 90년대 들어와서 사회적인 분위기와 학교 내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거의 하지 않았다. 이번에 시국선언 하실 분들 모집하는 과정에서 느낀 건데 정말 뜻하지 않은 분들이 많이 참여했다."

-언론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개정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상환) "성명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분들이 참여했다. 저는 사회복지학과 교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 언론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과 같이 인터넷 관련법, 방송법 등에 관한 것들은 심히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심히 우려하고 있다."

(박승희)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 과거와 현실의 일부라고 생각이 든다. 심지어 일국의 대통령 한 사람마저 그런식으로 벼랑 끝에 몰아 떨어뜨릴 수 있는 이 사회조건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성균관대에서 같이 도모한 것이다. 사실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구체적인 사건이 좀 많나. 그 중 하나가 용산참사 문제인데 그것도 마찬가지다. (철거민들이) 건물 옥상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떠밀려 죽었는데 현 정부는 무대응으로 방관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배타주의가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기득권 세력의 잔인한 작태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 올해가 기점이 돼서 많은 민주화의 진전이 있길 바란다."

Posted by 게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