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미술인 성명서가 10일 발표되었다. 아울러, 미술인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인은 11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총 40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명은 여기서 진행중)

[이하 성명서 전문]

상상력에 자유를!

문화예술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미술인 성명


 
   우리사회에는 진보적인 사람도 보수적인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입니다. 정부부처 중에서도, 더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치로부터 가장 자율적인 정책을 펴는 곳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관광부가 정치적 편 가르기에 앞장서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상식과 비상식의 대립을, 좌우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정부부처의 주요 수장이 교체되는 것은 한국정치의 지금 수준에서는 충분히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려면, 우선 문화예술행정의 능력 차이를 드러내 보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의견 수렴과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정책의 보편적 우위를 무기로 설득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문화행정은 어떤 연구나 의견수렴은 물론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되기 전에, 먼저 내쫒고 우선 폐쇄하는 것에 급급해하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고 목표만 있는 것 같습니다. 정책은 없고 증오만 있는 것 같습니다. 법은 구실이 되고, 제도는 폭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의 해임,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면직에 대한 태도와 견해는 달랐을지언정, 정말 그것이 합리적인 사유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믿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정부인데, 기관장 해임의 구실치고는 안쓰러울 정도로 졸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치심을 주고 모독하는 정치가 어떤 재앙을 가져오고 있습니까?
  문제의 본질은 정부가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날에는 용산참사 현장에 경찰이 투입되었습니다. 같은 날 황지우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었습니다. 법 집행의 형식이 그 진의를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권력남용이 도를 넘었습니다. 법과 질서가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지, 정부가 거울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과 그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정권의 강박적인 마녀사냥이라는 점에서, 공권력이 같은 욕망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만은 지적되어야할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다른 전임대통령들과는 다른 그의 유다른 부패 때문이었다고, 검찰 자신은 믿었을까요? 그렇게 믿고 싶었거나, 그렇게 믿는 척 했거나, 그렇게 믿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정치적 조급성과 히스테릭한 편견은 단순한 진실 앞에 눈을 멀게 합니다. 이제 우리 예술인은 이러한 희생과 복수의 정치를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있을 수 없는 비극을 통해서이지만, 이제 지난 10년이 '민주화'의 시대였다는 것을 선선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속도와 수준에 대한 평가가 다를지라도, 크게 보면 예술계를 포함한 사회전반은 민주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근처에 가기도 어색했던 문화관광부가 10여년 만에 공청회도 열고 정책계획도 내놓는 곳이 되었습니다. 대관전시가 주류를 이루었던 문예회관 대신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문화예술위원회가 되었습니다. 대안공간과 국제비엔날레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10여 년 전 관학주의가 주도한 한국미술과 지금의 혈기왕성한 한국미술 사이에는 '민주화'의 큰 변화, 자유의 신장이 있습니다. 제도의 힘에 의존했던 예술권력이 작품의 수준에 의존한 권위로 조금씩 대체되어 왔습니다. 이미 이러한 변화에 익숙해져 10년 전의 상황이 어땠는지 오히려 잊어버리고 말았고, 그만큼 10년 전으로의 회귀는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인사미술공간은 작은 기관이었지만 한국현대미술의 치열한 실험장이었습니다. 그러던 곳이 어느 날 갑자기 황량한 철거 현장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저널 볼'은 폐간되었고 백지숙 관장은 사퇴했습니다. 이제 인사미술공간 기능을 아르코미술관으로 이전하고, 인사미술공간은 공모제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렇게라도 되면 불행 중 다행입니다. 그런데 인미공의 기능을 아르코미술관이 흡수하기로 결정한지 불과 3주 후에, 이제는 아르코미술관을 복합문화센터로 바꾸겠다는 장관지시가 내려졌습니다. (5월 22일자 언론보도) 이제 이 결정이 또 어떻게 번복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30년이 넘은 한국 최초의 공립 미술관의 존폐를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화의 위기상황입니다.
  그토록 품격을 외치던 정부에서, 나라의 문화를 공식 대표하는 장관 자신이 부적절한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가 보인 일련의 돌출 행동이 단순히 스타일의 문제이기를 바랐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사태는 이러한 일말의 바람을 일축했습니다. 전면적인 표적감사 끝에, 한국예술종합학교 통섭교육사업과 서사창작과, 이론과를 폐지, 축소하라는 어이없는 결과가 통보되었습니다. 아르코 미술관은 '종합예술'센터로 바꾸고, 한예종의 '통섭'은 반대한다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도 않습니다. 통섭교육에 반대하는 교육을 시키고 종합예술센터로 보내겠다는 것인지요? 더구나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권에 속하는 것이지 정부가 행정감사의 결과로 통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문화행정의 일관성은 물론, 행정의 원칙과 행정 자체가 실종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유인촌 장관은, 산하기관의 대표이자 우리나라의 중요한 시인,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문화이론가, 화가의 품위를 오히려 땅에 떨어트렸습니다.
 
  문화행정은 실종된 대신, 감찰활동은 독재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참여정부기간에 국고 지원을 받았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원에 인색하고 간섭에 능하며, 심지어 공포를 주는 문화부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문화부장관의 퇴진이 모든 것을 일거에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정책의 기조를 바꾸고, 부드럽고 공정한 문광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습니다.
  미술계 안에서도 견해차이가 있습니다. 때로 반목하기도하고 침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10년 동안의 민주화가 크게 후퇴하는 상황에서, 작은 차이와 이해관계는 넘어서야하겠습니다. 서로 좋아도 만나고 싫어도 만납시다. 나아가 문학, 음악, 영화, 연극, 예술교육, 예술 관련 학계, 관련 공무원에게도 제안합니다. 장관 한사람이 '지휘'하는 문광부는 미술계만의 문제일 수 없습니다. '상상력에 자유를!' 연대서명운동을 통해 권위적 문화행정을 종식시키고, 위기에 처한 예술의 자율성을, 상상력의 자유를 회복해 나갑시다.

아래 1차 서명한 미술인은 '상상력에 자유를!'이란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현 정부에 요구합니다. 이 문화예술운동과 연대서명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고, 문화예술의 자유가 확고히 보장되는 날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1. 아르코미술관과 인사미술공간은 더욱 발전시켜야합니다.
1.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즉각 중단해야합니다.
1. 문화예술 정책전반을 재검토하고 이를 공론에 부쳐야합니다.
1. 문화예술의 자율성을 위기에 빠트린 유인촌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야합니다.


아울러, 오는 13일 문화예술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미술인 공개토론회가 개최된다.

'상상력에 자유를!', 문화예술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미술인 공개토론회



일시 : 2009. 6. 13 (토)  오후 6시 30분

장소 : 만해NGO 교육센터 대교육장

주최 : '상상력에 자유를!' 위한 미술인 모임


상황 설명 :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박명학(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총장)

  이영욱(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장, 전주대교수)


[게몽]

+ 상상력에 자유를!

+ 6월 12일 오후 1시 현재, 서명인수 544명.
Posted by 게몽 :


우선, 지난 영상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유인촌은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서 국민들에게 대단히 무례하다. 특히, 자기에게 월급을 줄 세금을 열심히 내고 계실 학부모에게 대하는 태도는 심히 불손하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학부모에게 세뇌당했다니...참...아무리 뉴라이트가 즐겨 쓰는 용어라지만, 대한민국의 문화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학부모에게 해 댈 말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언중에 이 사람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 몇가지 있다.

1. 서사창작과는 잘못된 과다. 하지만 과는 없애지 않는다? 어쨌든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2. 협동과정이라는 시스템에 관련된 문제다. 협동과정은 (없애지 않는 것은 아니고) 조율이 필요하다?
3. 모든 것은 학교에서 정하는 것이다.

자, 서사창작과는 다른 과에 병합되든, 다른 원에 이전되든 학생들이 그냥 공부하게끔만 하면 된다는 소리다. 어쨌든 나중에 문제를 삼더라도 과를 없앤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협동 과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없애지 않는다'가 아니고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을 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없어지는 쪽으로 조율이 되는 것이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목은, 지난번에도 유인촌이 자꾸 강조를 하듯이, 모든 것은 학교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는 것이다.(물론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중요한 가닥은 자기가 다 말을 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하냐.
유인촌이 이후에도 자꾸 나서면, 지금까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모습이 자꾸 연출되므로 부담스럽다. 그러니, 총장을 자기 사람으로 심어놓고 교수들을 여러가지 딴지를 걸어 계속 압박해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총장 중심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일부 교수들은 이미 뉴라이트에 가입하고 있는 중이라는 소문이다.) 그 다음에는 총장이 알아서 할 일이다. 입맛대로 다 해치우면 그만이다. 그래봤자 그야말로 학교 내의 문제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 그때가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본들, 학교 담장 너머로 잘 들리겠는가.
이게 현재 유인촌이 하고 있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을 똑같은 방식-표적감사 및 사퇴-으로 물러가게 해 놓고, 새로 차고 들어온 오광수위원장이 하는 짓거리를 보라.
* 기사 참조: 미술인 터전 강탈에 미술계는 침묵 [한겨레]
김정헌 위원장이 떠나갈 때 말들이야 많았지, 지금 문화예술위원회가 하는 짓을 관계자가 아니고서야 얼마나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예종 사태는 "총장을 다시 선출하여 정상화한다"는 방향으로 편하게 진행할 사항이 아니다. 유인촌의 숨은 의도와 보이지 않는 압력을 총체적으로 막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그게 굉장히 힘든 싸움일 것이다. 그래서 뭉치지 않으면 어렵다.
교수들이 돌아서고, 학생들이 갈라지면,
절대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학생들이 영상에 자막을 입혀놨지만, 분석을 위해 녹취를 해봤다.

[녹취록] '*'는 상황 설명.

* 이번에도 역시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자전거에서 내리지도 않고 삐딱하게 핸들을 잡고 앉아서 학부오에게 말을 걸고 있음.
유인촌: 학부모께서 이렇게 오실 필요가 없어요~
학부모: 학부모 입장이 된다면, [어렵게 어렵게 합격을 했는데, 갑자기 학과를 없앤다고 하니까...]
* 학부모께서 []안의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유인촌이 듣지 않고 아래 자기 말을 하기 시작함.
유인촌: 아니, 학부모 입장이야...그니까 지금...이 학부모를 왜 왜 저.. 이렇게 세뇌를 시켰을까?
학부모: 세뇌가 아니죠. 제가 몇 살입니까?
유인촌: 세뇌가 되신거지.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학교 전체가 지금 다 알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유인촌: 딸이에요? 아들이에요? 애가.
학부모: 애가 이번에 학교 들어간 딸입니다.
유인촌: 어디? 서사창작과 다닙니까?
학부모: 예, 예.
유인촌: 그래서 그래. 게 잘못된 과거든 그게.
학부모: 잘못되다뇨?
유인촌: 잘못 학교가 만든 과라 이거에요.
학부모: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유인촌: 에, 알았어요.
* 유인촌이 대충 말을 끊어버리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버리고, 학부모께서는 그 뒤에 목소리를 좀 높여서 계속 말씀을 하심.
학부모: 아니 어떻게 예술을 하시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이쪽을 잘 쳐다보지도 않고,
유인촌:  아 잘 됐어요. 고생하지 마세요.

* 장면이 바뀜. 가다가 다시 왔는지, 아님 볼일을 보고 다시 오다가 또 말을 거는건지, 역시 자전거에서는 내리지 않고,
유인촌: 그건 시스템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그거는 다르게 생각 안하셔도 돼.
학부모: 근데 서사창작과가 아까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 학부모가 무슨 말을 하려고 계속 하는데도,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계속 함.
유인촌: 그렇게...그건 시스템에 관련된 문제다 그거에요. 협동과정이라는.
학부모: 서사창작과가 잘못되...예..협동? 근데 그거는..
* 자전거에서 내려서 학부모 어깨를 툭툭 치면서,
유인촌: 그 얘기는 학부모님하고 할 필요가 없는 얘기에요.
학부모: 그리고 아까...
유인촌: 그니까 자제분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잘 하도록 내가 다 확인을 해드렸고 믿음을 줬어요.
학부모: 학과를 없앤다는데 학과를...
유인촌: 학과 안 없앤다고 그랬어요, 걱정하지 마셔.
학부모: 분명히...
유인촌: 분명히 얘기했어. 걱정하지 마셔.
학부모: 학과를 없애지 않는다고요? 그럼 아까 근데 그럼 학과가 잘못됐다는 말씀은 어떻게...
유인촌: 그러니까 그런 그...저...우리 저 여기다 얘기해 줘야돼.
* 유인촌이 영상을 찍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오면서,
유인촌: 너네 영상과지? 지난 번에도 너 내가 얘기해줬잖아, 그지? 어? 어?
학생: 뭘...(말씀하시는지)?
유인촌: 아 너 뭘 얘기했는지 생각 안나니?
학생: 아니 근데 협동과정은 저는 협동과정원에 속해있는 서사창작과를 원하는 거지, 서사창작과를 연극원에...
* 학생의 말도 잘 듣지 않고 끊고 자기 말을 위주로 함.
유인촌: 응 그래 그거 다 얘기해줬잖아. 안없앤다고.
학생: 협동과정도 안없애시는거세요?
유인촌: 협동과정은 조율이 필요해. 그렇지만 공부하고 있는 과는 안없애.
학생: 근데 저희는 연극원으로 가면...
유인촌: 그거는 인제 학교에서 하는 거야.
학생: 연극원으로 가면...
유인촌: 그러니까 지금 그 얘기를 나하고 할 필요가 없다 그거야. 그건 이제 나중에 선생님들이 알아서 다 잘 해줄거야. 왜 그런 걱정을 해(Fade out)

[게몽]
Posted by 게몽 :
친애하는 양심적인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여러분.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혈세로,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역사와 국민을 배반하고 자기 자신마저도 속여야 하는 악몽같은 현실에,
얼마나 괴로워하셨습니까.

그런 비참한 일을 저지르도록 강요당해야만 했던 그 모욕감에
얼마나 치를 떠셨습니까.

이런 비참한 지경을 드러내놓지 못하고 감춰야만 했던 그 심적 고통은
또 얼마나 심하셨습니까.

우리나라 문화계의 공로자들이신 원로분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을 내쫒아야 하실 때,
그 심정 얼마나 비참하셨습니까.

박봉에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예술을 위해 살았던 꿈많던 오페라합창단원들을 내치실 때는,
또 어떠하셨겠습니까.


그리고,
세계에서 인정받고 우뚝 서 있는 우리나라 예술 교육의 자존심,
한예종을 또 그렇게 부수어야 하는 이 현실에,
또 얼마나 절망하고 계십니까.

우리는 문화부 공무원 여러분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문화 발전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누구보다도 힘쓰셨던 여러분의 노고를
우리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런 여러분이 작금의 사태를 겪으시면서 느끼는 자괴감이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양심적인 문화부 공무원 여러분,
이제 어둠 속에서 괴로워 마시고 밝은 곳으로 나오십시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런 잘못된 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이 벌을 받아야 합니다.

양심선언 하십시오.
부당한 지시를 받고, 일을 잘못된 방향으로 처리했다고 말씀해 주세요.
사실대로 말씀해 주세요.
늦기 전에 국민의 편에 서주세요.
여러분은 원래 국민의 녹을 받고 사시는 분들입니다.
원래가 우리 편이었습니다.

이제 국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힘을 보태 주십시오.
기회는 바로 지금입니다.

2009년 6월 2일.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국민 드림.


[게몽]
Posted by 게몽 :

한국일보 기사 보다가 깜짝 놀랐다.
대박이다.
유시민을 문화부 장관으로!
열렬히 환영!

[게몽]

+ 한국일보

Posted by 게몽 :
Ministry of Culture?
Murderer of Culture!

(Image by g e m ☼ n g)

한예종의 이번 사태는 아직 그 어떤 것도 결론이 난 것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가 한예종에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는 것이다.
결론이 어떻게 나던지 상관이 없다.
왜? 한예종은 이미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1. 한예종의 학생들은, 자신의 학과가 언제든 외부의 압력에 의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2. 한예종의 학생들은,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어떤 새로운 커리큘럼이나 방식을 학교가 다양하고 풍부하게, 그리고 자율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3. 한예종의 학생들은, 살인적인 연습, 작업, 과제 일정에도, 우리나라 최고 예술 학교 학생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위안을 삼았지만, 외부 사람들은 그런 평가는 고사하고 그럴 자격조차 없다고 폄하한다는 것을 알았다.

4. 이 모든 것을 지켜줄 굳건한 방패막이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총장이든, 교수든, 자신들을 막아줄 사람들은 언제라도 잘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예종은 이번 사태가 별 탈없이 마무리가 되더라도, 언제든 이런 논란이 자신들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자, 한예종의 재학생들은 그렇다 치고, 한예종을 꿈꾸던 입시생들과 그 부모들의 맘은 어떨까?
과연 이런 학교를 믿고 보낼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이 시점에 한예종을 지원하려는 입시생의 부모라면, 적극적으로 말릴 것이다.
아니,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고, 자율적인 학사 운영도 어렵고, 남들이 깍아내리려고만 하는 그런 학교에 왜 귀한 우리 애를 보내겠나.

비약인가?
'예술 사관학교', '예술계의 카이스트'라는 이미지는 아마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겠다. 황지우 총장은 학교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이 나라 미래 생존 전략의 양 날개인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가운데 한쪽 날개의 힘찬 추동 장치가 되고자 합니다.

앞으로 나라의 먹을 거리를 위해 문화예술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바일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문화예술 교육의 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작금의 문화부 행태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문화부의 주장처럼 한예종의 기능을 원래대로 최소화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카이스트가 있다면, 한예종도 있어야 한다.
카이스트를 키워주는 이유와 똑같이, 한예종도 키워줘야 한다.
카이스트가 CT대학원을 만들어 마음껏 사고의 한계를 무너뜨리듯, 한예종도 새로운 시도를 맘껏 할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건 밥그릇 싸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예술 교육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
카이스트의 CT대학원도 원래의 원 설립 취지에 맞지 않으니 폐지하고, 산업디자인과도 순수 과학기술 분야로 볼 수 없으니 없애라고 한다면, 말이 되는가?
서울대의 순수 예술 실기 학과들은 한예종과 중복이 되니 다 없애고 예술 이론 학과만 남기라고 한다면, 말이 되는가?
왜 그런 상식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지금 한예종 학생들이 느끼고 있을 좌절감은 정말이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한예종을 꿈꾸던 입시생들에게는 더더욱 못할 짓이다.
문화부가 이 즈음에서 이런 비상식적 행정력을 거두는 정도로 이 상처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황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철회하고, 더이상의 억지스런 밥그릇 정리는 그만 두어야 한다.
몰상식한 현 문화부 장관을 이성적이고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
한예종이 이런 식으로 교권이 침해될 수 없도록 법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되지 안으면, 이 상처는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치유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마 우리나라 전 문화예술계에 무력감으로 전이되는 악성 종양이 될 것이다.

[게몽]

지망생의 입장에서 보는 한예종의 존폐위기
저 는 지금 비록 고3이지만, 한예종에 다니고 있을 저의 모습을 그리면서 벌써 3년 조금 안될 동안 열심히 입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예종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요. 그럴정도로 너무 매력적인 학교고, 너무 다니고 싶거든요.
(중략)
제가 보기에 한예종이 많이 위험한 것 같아요. 없앤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설사 없애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대부분의 학과가 이상한 이유로 폐지가 되고, 각 원들이 서로 뿔뿔이 흩어지고
(중략)
더이상 옛날의 한예종이 아니게 되는 거 아닌가, 벌써부터 걱정되네요. 왜냐하면 '소수적 창조'를 목표로 한 한예종이 '예술기능인'들만 육성하는 곳으로 바뀌게 된다면...끔찍할 것 같습니다.


한예종이 갑자기
내년에 시험 보려고 하는데 이게 무슨 난리 입니까 대체 ㅠㅠ
전 방송영상과를 지원하려고 하지만 학교 자체 내에서 일들이 벌어지니 저로서도 불안하군요 ㅠㅜ
아 현상태로 봐서는 막상 학교에 들어가도 편치는 않을거 같군요.........
어쩌다 이렇게 됬는지 모르겠네요
(후략)


謹弔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를 애도합니다.


Posted by 게몽 :

문화부의 구린 행보

2009. 5. 22. 22:46 from 정치/사회
(게몽)

문화부 주장과 딴판인 한예종 종합감사보고서 [자작나무통신]

위 블로그 내용에 의하면,
...
처분요구서 어디에도 근무지 무단이탈과 해외여행, 전반적인 관리책임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중징계”나 “징계위 회부 방침”도 감사 결과가 아니라 문화부 관계자들의 발언 속에서만 존재할 뿐입니다.
...
문화부는 한예종 감사결과 문서를 전혀 공개하지 않습니다. 감사결과라면서 있지도 않은 내용 혹은 있는 내용을 자기들 입맛대로 찔끔찔끔 기자들에게 흘릴 뿐입니다.
...

그러고보니, 우리는 한 번도 감사 결과를 직접 본 적이 없다. 다 문화부에서 떠드는 소리를 적은 신문 기사 내용일 뿐이다.

문화부가 뭐엔가 쫒기듯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단 말 맞추기를 하고, 뒷수습을 해 나가려는 듯.
뭔가 정해진 일정이 있는건가?

[게몽]

+ 문화체육관광부의 로고를 좀 바꿔봤음...문화체육관광 살인자로...
Posted by 게몽 :
한예종 캠퍼스 내에 붙어 있는 구호, "ART IS OUR POWER".


한예종 학생 비대위 발기 대회 중, 대한민국 예술과 교육에 대한 애도식 퍼포먼스.

이어 발기문 낭독(발기문 전문은 아래 참조) 및 기자 회견. 그 답변 중 일부.
...각자 할 수 있는 예술의 무게감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고, 이 모든 것들을 통합하지 못하더라도 이 모든 것들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한예종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발족이 되었다...
그들이 내세우는 무기는 바로 "예술"이다.
각자의 예술적 역량으로 교권 침해, 학습권 침해를 막아보겠다는 그들의 순수함이 가상하다.
세상이 그리 맑지 못하여, 그들의 순수함이 더렵혀지고 꺽이는 좌절감의 비극으로 끝이 날까 두렵다.
부디 이 드라마의 결말이 해피 엔딩이길,
그래서, 무엇이 진짜 '순수' 예술인가를 무지한 야만인들에게 깨우쳐 주기를,
그래서, 무엇이 진짜 예술 교육의 백년 대계인가를 전국민이 알 수 있기를,
온 몸 온 맘으로 열렬히 응원하는 바이다.

[게몽]



+ 한예종 학생 비상대책위원회 발기문

 지난 19일 황지우 총장님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은 학생들에게 당혹스러운 사건이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알려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종합 감사 결과는 ‘서사창작과 폐지, 6개원 이론과 축소/폐지, U-AT 통섭교육사업 전면 중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예술교육 기관으로 감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결과에는 행정적인 시정 조치만이 아닌, 교육권과 관련된 구조 조정 지침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학생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어떤 것보다도 최우선으로 보장받아야 할 대학의 자율권이 이런 식으로 침해받을 수 있는가.

 이론 없는 실기는 없다. 협동과정은 새로운 장르를 빚어내는 현재 예술 흐름을 반영한 교육 과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술 교육 주체로서 우리는 이러한 필요성을 의심치 않기에 다양하고 통합적인 이론 교육을 배제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교육 과정 재편성은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기관의 문제가 학생과 교수, 학부형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은 채 집행되려는 움직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또한 무엇보다 섬세해야 할 예술 교육을 관료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를 절감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6개원 이론과를 비롯한 협동과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 조정의 희생양이 된 ‘예술학교’ 전체 구성원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총장님 사퇴 표명 이후 영상이론과 비대위는 지난 21일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학생기구준비모임을 주최하였다. 450명 가량이 참석한 논의 끝에 35명의 발기인을 두고 ‘한예종 학생 비상 대책 위원회’(이하 학생 비대위)를 발족할 것을 결의했다. 학생 비대위는 위원장과 집행부를 두고, 학내 다양한 자치 단체가 참여하는 형태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교수협의회가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방안으로 제시한 ‘비상연석회의’ 구성에서도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이다.

 학생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한 실천 기구로서, 학생 비대위는 학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사후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육권이 보장되고, 더 나은 예술 교육의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 비상대책위원회 35명 발기인 일동

 
영화과 예술사 08학번 마민지 조혜미 이지민 07학번 이현빈 09학번 송정언
무대미술과 예술사 04 송기조 07학번 손재린 박슬기 김준미 윤보라 08학번 한주원 이지혜 박혜지 09학번 박혜진 한영길
멀티미디어영상과 예술사 09학번 여다영 정하영
영상이론과 예술사 08학번 김주현 오지희 06학번 나 현
예술경영과 예술사 05학번 김영진 07학번 이민섭 서정현 박다솔 08학번 이수지 권현빈
미술이론과 예술사 04학번 장혜진 07학번 김율희
연극학과 예술사 07학번 이지현 08학번 윤지은 전문사 09학번 정진세
서사창작과 예술사 06학번 정유희 07학번 정예은 김혜진 전문사 07학번 김윤신

 
Posted by 게몽 :

한예종 홈페이지에 있는 황지우 총장의 인사말 중 이런 구절이 있다.
저 멀리 남극으로부터 얼음조각들이 떠밀려오는 파타고니아의 어느 섬.
한 여름 알바트로스 새때가 그 섬 가득이 날아와 알을 낳습니다.
풀섶을 눌러앉은 어미의 체온을 받아 새는
스스로 안에서 알을 깨고 나옵니다.
어미는 쉴 새 없이 바다로 나가 먹이를 물어오고
새끼들은 환장하게 입을 벌리고 제 결핍만을 주장합니다.
새끼들은 몸집을 꽤 불렸음에도
긴 부리를 어미 목구멍 속까지 집어넣어
어미가 절반쯤 소화시킨 먹이를 끄집어내어 탐욕스럽게 먹어치웁니다.
새끼가 다 자랐습니다.
너무 뚱뚱해진 새끼들은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 큰 두 날개를 바닥에 질질 끌면서 뒤뚱뒤뚱 뛰어다닙니다.
마침내 새끼가 날 때가 되었습니다.
새끼는 깎아지른 해벽 낭떠러지를 향해 그 무거운 몸을 뒤뚱거리면서,
그러나 온몸으로, 질주합니다.
그리고 낭떠러지에서, 오직 자신의 본능을 믿고, 온몸을 던집니다.
어떤 새끼는 그대로 수면 위로 꼴아박고는 죽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추락 직전, 해벽을 지나가는 바람을 만나 날개를 쫙 펴고
서서히 하늘로 활공하기 시작합니다.
참새처럼 날개를 방정맞게 여러 번 치지도 않습니다.
다만 몇 번 휘저어 큰 날개 아래 바람을 품고
그 바람을 타고 상승할 따름입니다.
그는 그렇게,
구름보다 더 높이 나는 신천옹, 하늘의 왕자,
알바트로스가 됩니다.


황 총장은 한예종이 문화부에 속해 있는 것을 장점으로 이야기 한 적이 있다.
...학생 선발과정이나 교육과정에서 다른 대학 교육과 이렇게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한예종이 교육부에 속하지 않고 문화부에 속해 있어 교육부의 이런저런 대학교육의 규정으로부터 상당 부분 자유롭기 때문이다.
[뉴스메이커/704호/2006.12.19]


그런데, 그 문화부가 알바트로스를 통째로 죽이려 하고 있다.

[게몽]
Posted by 게몽 :

작금의 사태를 보고 정부의 변을 토대로 한예종의 구조 조정 지침을 가상해 보겠다.
한예종에 대해 이론과를 없애고 실기교육만 하고, 통섭교육은 중복 투자되어 있고 기초예술교육과 벗어나 있으니 중지하라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구성하자면,
  • 전국 국공립 대학의 모든 실기 예술 관련 학과는 중복투자 되지 않도록 한예종에 통폐합한다.
  • 전국 국공립 대학의 모든 예술 이론 관련 학과는 중복투자 되지 않도록 서울대학교에 통폐합한다.
  • 한예종은 예술 이론 교육없이 몸짓 발짓 손짓 소리짓만 배우도록 한다. 강의실에 앉아서하는 교육은 모두 폐지한다. (이것이 소위 '기초예술교육'이므로)
  • 타 국공립 대학에서는 이론 교육외 실기 교육 관련 예산 지원을 전액 삭감한다.
  • 아티스트-사이언티스트를 양성하려는 통섭교육은 카이스트에서 전담한다.
  • ...아님....다 없애?

말도 안돼는 소리.
'다양성''자율성'을 잃은 학교는 더이상 살아있는 학교가 아니다.
문화대혁명의 광기가 바로 지금 이순간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릇된 역사는 우둔한 자들에 의해 또 되풀이되고 마는구나.

[게몽]
Posted by 게몽 :


우려했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한예종의 황지우 총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압력에 사퇴를 발표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교사에서 황 총장은 "한예종의 도약이 문화부 감사에 의해 완전히 봉쇄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식물상태에 빠진 총장직에서 앉아 있다는 게 더 이상 의미도 없고 나로 인해 본교에 몰려 있는 수압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늘 (사퇴를)결심했다"고 밝혔다.[아시아경제]

어떤 듣보잡을 내세워 좌파 운운할 때부터 그 더러운 짓거리를 또 해대는구나 했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다.
문화부 장관이라는 작자가 한예종의 교육 정책을 이러쿵 저러쿵 간섭할 때부터 구리다 했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다.

눈가리고 아웅이다. 표적감사가 아니라고 해도 누가 믿겠나. 그런 감사 결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한예종 총장의 징계를 요청한다는 발상 자체도 유치하기 그지없다.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한다던가.
이 정도 감사, 이 정도 징계 사유라면, 당장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을 특별 감사하라. 아마 징계는 고사하고 징역을 할 사유라도 당장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장도 미덥지 않는 사유로 쫒아내더니 한예종 총장마저 이렇게 내 몰면, 우리나라 예술계가 참 잘도 건강하게 크겠다.
유인촌에 대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장으로서의 임무를 명백히 위배함으로써, 우리나라 '문화' 발전에 지대한 해를 끼친 점을 들어 즉각 파면 및 구속 수사를 해야 함이 마땅하다.


아울러, 안타깝지만, 그 더러운 물에서 나와 다시 문단으로 돌아올 황지우 시인의 컴백을 열렬한 팬의 한 사람으로서 (서글픈 심정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게몽]

+ 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 한예종 황지우 총장 사퇴 기자회견문 [노컷뉴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직을 사퇴합니다.

참 이상한 감사였다. 지난 3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문화관광체육부 감사실 감사를 받았는데 10명의 감사자들이 6주 넘게 투입된, 집중적이며 장기간에 걸친 이런 '융단폭격식 감사'는 학교 설립 17년 연혁 가운데 그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감사 후반기에 접어들자 이번 감사의 최종 도착지가, 1) 총장퇴진과 2) 한예종 구조개편을 겨냥한, 전형적인 표적감사라는 것이 노골화되었다.3월 초 문화부 모 국장이 학교를 찾아왔다.

총장 거취, 어떻게 할 거냐는 거였다. 나는 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싶고, 언제든지 사퇴하겠다. 다만 여기가 학교다. 3200여명의 학생이 있고 그 학부모들이 계시고 4년간의 교육을 믿고 맡긴 교육 수요 주체(국민)와의 약속과 신뢰가 존중되어야 하는 곳이다.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여느 소속기관과 다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서울대나 경북대 같은 국립대 총장이 바뀌어야 하는가? 대학 총장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기능하는 일종의 상징의 자리이기 때문에 내년 2월까지의 그 임기를 지켜주는 것이 학내 동요 없이, 또 총장퇴진을 둘러싼 사회적 소음을 차단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그가 돌아갔고, 이내 감사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환영했다. 종합검진처럼 잘 받으면 그만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건강성이 입증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건강 검진이 아니라 생체 해부에 가까운 쪽으로 흘러갔다. 감사 기간 중 내가 제일 우려한 것은 총장퇴진을 압박하는, 나에 대한 오물 뒤집어 씌기가 아니었다.

참으로 걱정스럽고 심각한 것은 감사의 과녁이 제도개선이라는 이름으로 한예종 학사조직 개편 내지 리모델링에 놓여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감사팀의 최종 확인서 28건 가운데 1/3이 넘는 10건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어제, 5월 18일 저녁 6시에야 문화부로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종합감사 결과 통보를 받았다. 12건의 주의, 개선, 징계 처분이 요구된 문서 가운데 U-AT통섭교육 중지, 이론과 축소/폐지, 서사창작과 폐지 등 상당수가 대학 교육의 자율성과 본교의 교권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어 보인다. 감사 기간 중 이에 대해 사실과 교육학적 근거에 의해 소명한 내용들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본교는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이의 신청을 하는 등, 이에 적극 대응해 갈 것이지만, 이미 어떤 방향을 정해 놓고 밟고 가려는 문화부의 저돌성이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이론과를 폐지하고 실기교육을 강화하는 등 한예종 구조 전반에 대한 리모델링을 해당 국/실에서 추진하겠다"는 문화부 감사관 발언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예산집행이나 행정절차에 관한 감사 지적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매우 섬세하고 특수한 예술교육 분야에서 아카데믹 시스템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행정관료들이 손보려 하다니, 나는 거기서 파생될 우리 문화의 전반적인 반달리즘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98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국내외 유수 콩쿨, 각종 경연에서 1위 수상자만 473명에 이른다. 특히 2006년 김선욱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쿨 우승 이래로 음악, 무용, 건축, 영화,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세계 최정상을 등정하고 온, 그야말로 '창조적 소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 교육만으로 그 동안 우리 안에 내재된 세계성을 입증하는, 경이로운 성과들이다. 나는 감히 말하건대 본교는 이제 어느 덧 세계급대학(World Class Univ.)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 설립 17년밖에 안된 한예종이라는 이 황금나무의 苗板을 더 이상 흔들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이제 내 것 네 것에 속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소중히 해야 할 사회적 자산이기 때문이다.나는 30년 넘게 미학 책을 읽었고, 또 창작 현장에서 자라난 더듬이를 가지고 앞으로 우리 동시대 예술이 어디로 갈 것 같고, 그래서 우리 예술교육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꽤나 암중모색했다.

지난 3년간 총장으로서 나는 우리 예술교육이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더 앞으로 점프해서 그것을 뒤돌아 보면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런 비전을 한예종 제2 도약을 위한 디딤틀로 삼으려 무진 애썼다 하겠다. 내 역량의 한계도 있었겠지만, 이러한 퀀텀 점프를 위한 시도가 지금 문화부 감사에 의해 완전히 봉쇄된 지경에 이르렀다.

식물 상태에 빠진 총장직에 앉아 있다는 게 더 이상 의미도 없고, 무엇보다도 나로 인하여 본교에 몰려 있는 수압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늘 나는 결심했다. 다시금 우리 사회에, 새들도 세상을 뜨는 시간이 도래한 것인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직을 사퇴한다.다만 3년 전 본교 교수님들의 민주주의적 총의로 세운 총장직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학교연혁에 중도하차라는 흉터를 남기게 되어, 우리 교수님들, 학생들, 학부모님들께 참으로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2009년 5월 19일 황지우


+황 총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연합뉴스]

--3월초 예술국장 방문이 정부 측의 첫 사퇴압력이었나.

▲당시 방문은 형식적으로는 사퇴 압력으로 보기는 어렵고 거취를 물었던 것이다. 그러나 질문 맥락 속에서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이나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사퇴 과정에서는 거의 논의되거나 암시하지 않았던 한예종 총장의 퇴진까지 암암리에 원하고 있구나 하는 의미는 전달받았다. 직접적인 사퇴와 관련된 명시적인 말들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문화부가 밝힌 규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감사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언론에 구체적인 것들을 말하기가 제한돼 있다. 다만, 이미 언론에 흘러나왔던 부분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린다면 발전 기금 유용이라고 지적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2007년 발전기금 사무국에서 발전기금 모금을 위한 총장 사진전을 제안해왔고 이를 받아들여 공무 시간 중 틈나는 대로 서울 인근을 찍었다. 필름, 현상ㆍ인화 비용 등 초기비용을 발전기금 측이 대고 사진전을 통해 목표액 10억 원, 현실적으로는 2억-3억 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하기로 계획하면서 준비했다. 발전기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없어 내 카드로 초기비용을 결제하고 비서실에서 영수증을 제출해 처리했는데 중간에 비서가 교체된 시기에 다른 영수증이 섞여들어 갔다. 그 부분이 개인 유용으로 지적돼 있는데 이런 실수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과연 총장 퇴진에 이를 만큼 중대한 비리 사실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수긍이 안 되고 이미 감사 과정에서 이런 것들이 소명됐다.

해외여행 부분 중 몽골 두 번, 중국 한 번은 총장으로서 할당된 개인 휴가기간에 휴가 신청해서 간 것이며 현지 대학의 공식 초청을 받아 간 교토 여행은 휴일에 다녀온 것이다. 휴일이더라도 해외 나가면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보고를 못 하고 갔는데 그 지적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다.

--규정 위반이 사실과 다름에도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고민을 했는데 내가 총장자리에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완전히 식물총장이 됐다. 예산, 인사권, 학사운영 결정 등이 거의 동결상태에 있기 때문에 총장직에 머무는 것이 의미가 없다. 또 이 사태와 관련해서 우리 학생들, 교수님들을 제일 먼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나의 도덕적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학교 전체를 볼모로 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시인으로서 자책감도 있었다. 문화부가 일방적으로 리모델링을 한다는 위협 속에서 학교 스스로 자기 갱생력이랄까, 강한 체질이랄까 이런 것들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총장이라고 하는 공직에 있다 보니 발언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 제한돼 있었다. 그동안 문인으로서 이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야 함에도 발언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 나로서는 고통스러웠다. 이제는 공직이라고 하는 족쇄에서 벗어나서 제 본디 자리로 돌아가서 문제를 제기할 건 제기하고, 절차나 법을 어겨서는 안 되겠지만 한예종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롭고 힘차게 말하고 싶다.

--추진하던 U-AT 통섭교육에 대해 중지 조치가 내려졌는데.

▲작년 3월 유인촌 장관이 학교를 방문해서 가진 첫 업무보고 때부터 장관이 U-AT 통섭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고 이후 지난해 국회에서 통섭교육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그때 국회에서 장관께 'U-AT 통섭원' 계획은 접었으나 교육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불가피하게 발전기금을 학교 기성회 쪽으로 지원해 9개 시범교과를 5개로 줄이고, 9개 통섭 랩을 하나로 통합한 수준에서라도 교육 과정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감사에서 중지 처분을 받았다. 이번 사퇴는 이에 대한 항의의 의미도 있다.

(연합뉴스)
Posted by 게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