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중인 학생에게 말을 거는 유인촌
유인촌이 1인 시위를 하는 한예종 학생들에게 '이론과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감사 결과는 감사 결과일 뿐, 자기가 안 없어진다고 하면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유인촌을 믿지 않는다.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의 사퇴 시나리오를 보자.

1. 일단 지른다.
유 장관은 17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순리"라며 "끝까지 자리에 연연해 한다면 재임 기간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2008.3.17]

2. 물탄다.
그는 "요즘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논란의 대상이 됐던 분들과도 이야기가 잘 돼가고 있으니 조만간 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그동안 퇴진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문화부 소속 기관.단체장들의 거취 문제를 화합 차원에서 풀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2008.3.25]

3. 뒤통수를 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에 대해 계약직 공무원 규정 위반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2008.11.7]

문화체육관광부가 5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 등 위반으로 해임했다. [연합뉴스/2008.12.5]

4. 그리고 응대하지 않는다.
...

이번 한예종 사태에는 문화미래포럼이라는 행동대원격이 있다. 문화미래포럼의 주장과 이번 감사에 대한 문화부의 발표 내용은 판에 박힌 듯 똑같다. 이상하게도 감사 결과는 직접 공개되어 있지 않은데, 이를 입수한 기자의 제보에 따르면, 문화부의 발표 내용은 거짓이다.
감사 결과는 요식행위이고 문화미래포럼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뜻 밖에는 안된다.

최종 목표는 결국 문화미래포럼의 주장(문화부가 감사결과라 발표했던 그것)과 같을 것이다.
이제 절차의 문제인데, 이번엔 학생, 학부모들이 걸려있다. 그냥 기관장 바꾸는 것보다는 마찰이 심할 것이다.
그럼 이렇게 되겠지.

1. 문화미래포럼을 위시한 뉴라이트들이 각종 듣보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을 동원해 한예종의 문제점을 마구 퍼뜨린다.

2. 터무니없는 소리에 응대를 안하면 구리니까 피하고 있다고 또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아무리 듣보잡이라도 이 정도하면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홍보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3. 우선은 총장과 일부 교수들, 즉 머리를 자르는 것이 목적이다. 이제 행정력이 발동한다. 표적 감사를 해서 징계를 하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 그동안 이 방법으로 재미를 봤다.

4.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면, '학생들이 공부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 말한다. 물론 '어떻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되지 않는다.

5. 자 이제 문화미래포럼 등이 무소불위로 움직인다. 공청회든 국회 상정이든 못할 것이 없다. 물론 그 내용은 원래의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6. 논란이 있더라도 관철이 되겠지. 그럼 그때마다 학교 없애는 거 아니다. 학과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계속 얘기를 할 것이다.

7. 자 이제 새로운 총장과 새로운 교수들이 포진된다. 이 때부턴 문화부가 일일이 응대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총장과 교수들이 대신하니까.

8. 그럼 어떻게 되나...새로운 총장과 새로운 교수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예술학교법을 준수하여 차근차근 구조 조정을 하면 된다. 차근...차근...프로젝트 줄이고 없애고, 학생정원 줄이고 교수 줄이고, 힘이 없어질대로 없어지면, 그때가서 슬그머니 없어진들 누가 인식이나 하겠나.


그때가면 아무리 소리를 쳐도, 들어줄 사람도 없고, 지켜줄 법도 없다.


위 동영상을 잘 보자. [아래 전문 참조]
이론과를 없애지 않겠다고? 좋다. 그렇다고 잘 키워준다는 말도 없다. 그리고 한예종 안에 잘 모셔두겠다는 말도 물론 없다.
열심히 공부만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은 꽤 여러가지가 있다.
이건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니고, 무마용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 게다가 말바꾸고 뒤짚는 건 이 분들 제1의 특기다.
그리고 유인촌이 학생들에게 말을 건내는 태도를 봐라. 자기 밑에 있는 학생들인가? 권위적이며 무시하는 듯한 말투에 니들은 나서지 말고 공부나 하라는 식이다.

어떻게 되나 한 번 잘 지켜 보자...

어쨌건 나는 유인촌을 믿지 않는다.

[게몽]

+ 동영상 녹취록

유인촌: 얼른 가 공부해라. 뭐하려 고생하고 있니, 니네. 다 해준다는 데, 나 이런.
유인촌: 영상이론과만 오는 줄 알았더니. 이리 와 가까이 와 찍어. 이왕 찍을래면. 어디야?
학생: 감사합니다. 확실하게...
유인촌: 아, 영상원? 어~ 영상원 영상이론과 안 없앤다는데 왜 이렇게 자꾸 없앤다 그래? 누가 그러는 거야?
학생: 저희가 받은 감사 결과가 있지 않습니까?
유인촌: 어, 그건 감사 결과고. 내가 안 없앤다고 얘기해서 약속을 해줬으면 됐지, 안그래?
학생: 그럼 제가 이 영상 해가지고 이렇게 좀...
유인촌: 어, 그렇게 가 틀어도 돼.
학생: 예 알겠습니다.
유인촌: 그러니까 괜치 고생하지 마. 근데 미술과는 왜 왔어? 미술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데.
학생: 지금 미술이론과도 없앤다고 감사 결과 내려왔어요.
유인촌: 누가 그래? 어디에 그렇게 나왔어? 이거...잘못 보고 있는거 아냐? 잘못 본 거야 잘못. 그니까 괜히 고생하지마.
유인촌: 그러니까 그..그런거는 감사에서는 지적할 수 있는 거에요. 응? 근데, 그게 전부 그렇게 되는게 아냐.
유인촌: 그리고 그런 거는 학교에서 의논하는 거야.
유인촌: 안심하고 공부해. 여러분 공부하는 데 아무 지장 없어.
유인촌: 그래 오케이.



+ 필자 분석 평.

'안없앤다. 잘못봤을 것이다' 하면서도, '그런 건 감사에서 지적할 수 있는 거'란다. 자기는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어떤 경로로 그런 말이 나가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는...그러니까 나중에 발을 쉽게 빼기위한 모호한 발언이다. "감사 결과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보고 받지 못해 일일이 숙지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만이다.

'미술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 왜 왔냐'한다. 그럼 관계 있는 과가 분명히 있다는 거다. 앞뒤 대화 간에 숨겨진 문맥을 유추해 보면, 답은 '영상이론과'가 되겠다. 게다가 '감사에서 지적된게 다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럼 감사에서는 이론과들을 다 언급해 놓고 실제로는 '영상이론과', '서사창작과' 정도만 없애면 말이 들어 맞는다.

그리고, 그런 거는 학교에서 의논하는 거란다. 언제? 어떻게? 누가? 누구와?
문화미래포럼에서 27일 열리는 공청회는 그럼 무시해도 되는건가?

Posted by 게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