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화), 밤 11시 PD수첩에서 '한예종 사태'에 관련한 프로그램을 방영한다고 한다.
꼭 봅시다!

[게몽]

+ 자작나무통신
Posted by 게몽 :


우선, 지난 영상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유인촌은 대한민국의 공무원으로서 국민들에게 대단히 무례하다. 특히, 자기에게 월급을 줄 세금을 열심히 내고 계실 학부모에게 대하는 태도는 심히 불손하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학부모에게 세뇌당했다니...참...아무리 뉴라이트가 즐겨 쓰는 용어라지만, 대한민국의 문화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학부모에게 해 댈 말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언중에 이 사람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 몇가지 있다.

1. 서사창작과는 잘못된 과다. 하지만 과는 없애지 않는다? 어쨌든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2. 협동과정이라는 시스템에 관련된 문제다. 협동과정은 (없애지 않는 것은 아니고) 조율이 필요하다?
3. 모든 것은 학교에서 정하는 것이다.

자, 서사창작과는 다른 과에 병합되든, 다른 원에 이전되든 학생들이 그냥 공부하게끔만 하면 된다는 소리다. 어쨌든 나중에 문제를 삼더라도 과를 없앤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협동 과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없애지 않는다'가 아니고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을 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없어지는 쪽으로 조율이 되는 것이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목은, 지난번에도 유인촌이 자꾸 강조를 하듯이, 모든 것은 학교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는 것이다.(물론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중요한 가닥은 자기가 다 말을 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하냐.
유인촌이 이후에도 자꾸 나서면, 지금까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모습이 자꾸 연출되므로 부담스럽다. 그러니, 총장을 자기 사람으로 심어놓고 교수들을 여러가지 딴지를 걸어 계속 압박해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총장 중심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일부 교수들은 이미 뉴라이트에 가입하고 있는 중이라는 소문이다.) 그 다음에는 총장이 알아서 할 일이다. 입맛대로 다 해치우면 그만이다. 그래봤자 그야말로 학교 내의 문제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 그때가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본들, 학교 담장 너머로 잘 들리겠는가.
이게 현재 유인촌이 하고 있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을 똑같은 방식-표적감사 및 사퇴-으로 물러가게 해 놓고, 새로 차고 들어온 오광수위원장이 하는 짓거리를 보라.
* 기사 참조: 미술인 터전 강탈에 미술계는 침묵 [한겨레]
김정헌 위원장이 떠나갈 때 말들이야 많았지, 지금 문화예술위원회가 하는 짓을 관계자가 아니고서야 얼마나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예종 사태는 "총장을 다시 선출하여 정상화한다"는 방향으로 편하게 진행할 사항이 아니다. 유인촌의 숨은 의도와 보이지 않는 압력을 총체적으로 막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그게 굉장히 힘든 싸움일 것이다. 그래서 뭉치지 않으면 어렵다.
교수들이 돌아서고, 학생들이 갈라지면,
절대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학생들이 영상에 자막을 입혀놨지만, 분석을 위해 녹취를 해봤다.

[녹취록] '*'는 상황 설명.

* 이번에도 역시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자전거에서 내리지도 않고 삐딱하게 핸들을 잡고 앉아서 학부오에게 말을 걸고 있음.
유인촌: 학부모께서 이렇게 오실 필요가 없어요~
학부모: 학부모 입장이 된다면, [어렵게 어렵게 합격을 했는데, 갑자기 학과를 없앤다고 하니까...]
* 학부모께서 []안의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유인촌이 듣지 않고 아래 자기 말을 하기 시작함.
유인촌: 아니, 학부모 입장이야...그니까 지금...이 학부모를 왜 왜 저.. 이렇게 세뇌를 시켰을까?
학부모: 세뇌가 아니죠. 제가 몇 살입니까?
유인촌: 세뇌가 되신거지.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학교 전체가 지금 다 알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유인촌: 딸이에요? 아들이에요? 애가.
학부모: 애가 이번에 학교 들어간 딸입니다.
유인촌: 어디? 서사창작과 다닙니까?
학부모: 예, 예.
유인촌: 그래서 그래. 게 잘못된 과거든 그게.
학부모: 잘못되다뇨?
유인촌: 잘못 학교가 만든 과라 이거에요.
학부모: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유인촌: 에, 알았어요.
* 유인촌이 대충 말을 끊어버리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버리고, 학부모께서는 그 뒤에 목소리를 좀 높여서 계속 말씀을 하심.
학부모: 아니 어떻게 예술을 하시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이쪽을 잘 쳐다보지도 않고,
유인촌:  아 잘 됐어요. 고생하지 마세요.

* 장면이 바뀜. 가다가 다시 왔는지, 아님 볼일을 보고 다시 오다가 또 말을 거는건지, 역시 자전거에서는 내리지 않고,
유인촌: 그건 시스템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그거는 다르게 생각 안하셔도 돼.
학부모: 근데 서사창작과가 아까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 학부모가 무슨 말을 하려고 계속 하는데도,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계속 함.
유인촌: 그렇게...그건 시스템에 관련된 문제다 그거에요. 협동과정이라는.
학부모: 서사창작과가 잘못되...예..협동? 근데 그거는..
* 자전거에서 내려서 학부모 어깨를 툭툭 치면서,
유인촌: 그 얘기는 학부모님하고 할 필요가 없는 얘기에요.
학부모: 그리고 아까...
유인촌: 그니까 자제분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잘 하도록 내가 다 확인을 해드렸고 믿음을 줬어요.
학부모: 학과를 없앤다는데 학과를...
유인촌: 학과 안 없앤다고 그랬어요, 걱정하지 마셔.
학부모: 분명히...
유인촌: 분명히 얘기했어. 걱정하지 마셔.
학부모: 학과를 없애지 않는다고요? 그럼 아까 근데 그럼 학과가 잘못됐다는 말씀은 어떻게...
유인촌: 그러니까 그런 그...저...우리 저 여기다 얘기해 줘야돼.
* 유인촌이 영상을 찍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오면서,
유인촌: 너네 영상과지? 지난 번에도 너 내가 얘기해줬잖아, 그지? 어? 어?
학생: 뭘...(말씀하시는지)?
유인촌: 아 너 뭘 얘기했는지 생각 안나니?
학생: 아니 근데 협동과정은 저는 협동과정원에 속해있는 서사창작과를 원하는 거지, 서사창작과를 연극원에...
* 학생의 말도 잘 듣지 않고 끊고 자기 말을 위주로 함.
유인촌: 응 그래 그거 다 얘기해줬잖아. 안없앤다고.
학생: 협동과정도 안없애시는거세요?
유인촌: 협동과정은 조율이 필요해. 그렇지만 공부하고 있는 과는 안없애.
학생: 근데 저희는 연극원으로 가면...
유인촌: 그거는 인제 학교에서 하는 거야.
학생: 연극원으로 가면...
유인촌: 그러니까 지금 그 얘기를 나하고 할 필요가 없다 그거야. 그건 이제 나중에 선생님들이 알아서 다 잘 해줄거야. 왜 그런 걱정을 해(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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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왈'보
조선'가라사대'신문 또는 조선'멍멍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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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에 두 학교? 강남·강북 캠퍼스 딴 목소리 [조선닷컴]

동아, 중앙이 열심히 기사를 납품하고 있는데, 조중동의 맏형, 조선왈보가 가만 있을리 없다. 한예종 사태에 대해 '카더라' 정신에 입각한 '나몰라라 아님 말구' 기사를 냈다.
'강남 한예종'이 소외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국제적인 성과는 음악원과 무용원이 대부분 내고 있는데, 정작 과실은 '강북 한예종'에서 챙긴다는 비판도 흘러나왔다. [조선닷컴]
'강남 한예종', '강북 한예종'이라는 용어는 굉장히 교묘한 이분법이다. 한예종은 석관동 캠퍼스와 서초동 캠퍼스가 있다. 그걸 남북 대결 구도로 만들었다. 이런 뉘앙스는 '음악원과 무용원을 컨서바토리(Conservatory)로 남기고 다른 원들은 해체하여 다른 대학 또는 기관들과 흡수 통합하여 이전시킨다'는 일부 주장이 전제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내가 이쪽에 문외한이라 한예종이 컨서바토리의 기능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해서 컨서바토리가 실기 기능만 가르치는 곳인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엔사이버 백과사전을 검색해 보니, 그 의미가 좀 다르다.
컨서바토리는 원래 보호시설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conservatòrio'에서 유래한 것으로,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고아들의 보호시설로서 음악교육을 실시한 곳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니까, 고아들이 음악 기능인으로서 사회에 수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배려 시설로 출발한 셈이다. 엔사이버에 의하면 현재 세계 유수의 컨서바토리들은 이런 음악 실기 기능인으로서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음악학교는 연주실기와 그 이론의 조기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나 ... 그 조직을 실질적으로 음악대학으로 승격시키고 연령·입학자격 등도 다른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정하고 있다.
...음악의 전문교육기관이 아니라, 종합대학에 이론만이 아닌 실기과정을 두는 학제가 보급되어 가고 있으며, 대학원도 많이 설립되고 있다. ...조기교육을 목적으로 한 음악학교와 수업연한이 긴 대학원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이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요구는 연주 레퍼토리의 증대와 음악양식의 다양화라는 현상으로 더욱 강화되어 가는 경향에 있다. [엔사이버]

우리나라와 교육풍이 비슷한 일본에도 한예종같은 학교가 있나해서 검색해 봤더니 동경예술대학이라는 대학이 한예종과 비슷한 것 같다. 이미 1887년 설립된 동경음악대학과 동경미술대학을 통합해 1949년에 설립이 되었으며, 컨서바토리의 기능을 미학과 미술사학, 건축과 영상 관련 학과, 음악학 등의 분야로 까지 확장하고 있다. 2008년에는 학교 영문명을 "Tokyo National University of Fine Arts and Music"에서 "Tokyo University of the Arts"로 변경하였으며, 한예종과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제휴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그런데 이 학교 소개 자료 중 특이한 데이터가 있다. 바로 외국인 학생 현황이다.
(확대하려면 그림을 클릭)
한국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다. 참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예종의 설립은 당초 해외 유학을 가야만 했던 예술계 학생들을 국내에서도 교육시킬 수 있도록 하려는 국가적 소명을 갖고 있었고, 그 임무를 백분 발휘하였다고 생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웃나라 동경예술대학에 많은 학생들이 나가있다. 한예종과 마찬가지로 동경예술대학도 순수 실기 교육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예술 먹거리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경쟁력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한예종의 발전 방향은 이런 국제적인 경쟁력 차원에서 고려되지 않으면, 당초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예술학교가 되려던 꿈이 무의미해져 버린다.

이런 한예종의 날개를 정부가 나서서 꺽으려한다. 해체와 축소가 경쟁력의 답인가?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그들의 소위 '신자유주의'가 정부 지원으로 잘나가던 학교를 해체하고 축소시켜 시장에 내던져버리는 논리였단 말인가? 자기 밥그릇이 위기라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라. 한예종이 축소되거나 해체되면, 당신들이 과연 그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예술학교의 역할을 할 수 있겠나?

과학기술계는 카이스트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교육을 국제적 수준으로 크게 끌어올려 국가 경쟁력에 기여한 점을 높이 사고 있다. 만약, 카이스트가 이렇게 잘나가게 된 것을 다른 공대들이 시기하여 끌어내리고 해체하거나 축소하려고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순수함'은 예술계보다는 기술쟁이들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었던가?

황지우 총장의 말처럼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우리나라 생존 전략의 양 날개'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우스개 소리로, (자조적으로)
이건 진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잖아.
그런데 우리는 헐뜯기고 끌어내려지기 바쁘잖아.
그러니까 우린 안될꺼야. 아마.

이렇게 되면, 정말, 안되는 것 아닌가?

[게몽]

+ 아 참! 그러고 보니 서울대도 강북 서울대(의대)와 강남 서울대가 있다. 나 원!
Posted by 게몽 :
한예종 내부기류 '부글부글' - 문화부 감사 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회 [연합뉴스]

김채현
한예종 무용과 교수
이론학과 축소, 통섭 사업 중단 등의 문화부의 지침은 학교의 존폐와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
이번 감사는 행정 감사의 통례를 넘어서 수 십 일간 진행됐다. 교육기관에 대해 그렇게 장기간 표적감사를 한다는 것은 그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훼손시키는 것.
앞으로 명예 훼손과 행정 소송 등의 법적 대응, 교권 단체와 연대한 교권 수호 운동을 벌여나갈 것.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디지털 시대에 이론과 실기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시대착오적.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학교인 만큼 행정 감사는 얼마든지 하는게 좋지만 교육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교육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임웅균
한예종 음악원 교수
한 학교의 얼굴이고, 교수들이 직선제로 뽑은 총장을 그런 식으로 망신을 준 문화부의 감사는 잘못된 것. 교수를 좌파니 우파니 나눌 것이 아니라 실력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면 될 뿐.
미국의 줄리어드나 커티스 음대 등 세계적인 음악 학교들의 경우 교과과정에서 이론의 비중이 우리보다 훨씬 높다. 좋은 예술가들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우리도 이론을 강화해야 할 판.
이꽃별
해금연주자
한예종의 이론 수업이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술을 통해 유희만 추구하는 건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대중과 소통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예술의 길을 걸을 수 없을 것.

이런 상식적인 얘기를 위해 토론회를 개최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젠 좀 더 고차원적인 것, 미래 지향적인 것, 우리나라 예술 교육의 백년을 얘기해 보자.

[게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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